심각해지고 있는 겨울 가뭄과 봄 가뭄의 대비책

지난겨울 강원 강릉지역에는 극심한 가뭄이 이어졌다. 기상관측 이후 106년 만에 눈비가 내린 날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지방기상청의 발표로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겨울철 강릉에 눈비가 내린 강수일수가 4일에 불과했다. 강릉과 속초 등 영동지역 겨울철 평균 강수일수도 평년의 5.5일에 불과했고 이는 역대 최저였다. 겨울철 가뭄은 봄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겨울철 가뭄이 봄 가뭄으로 이어지면 가뭄이 악화될 가능성은 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강릉시는 지난 해 12월부터 비상급수 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하여 저수율과 급수시설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여 가뭄 대책을 위한 행정력을 동원하였다.
다행히 2월 말과 3월에 걸쳐서 내린 눈비 덕분에 가뭄 해소에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매년 심화되는 겨울철 가뭄은 농민들과 지역민들에게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각 저수지의 저수율도 50%를 겨우 유지했기 때문에 농민들은 물이 부족해 모내기를 포기하고, 씨도 뿌리지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는 날들이 이어졌었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었다. 봄 가뭄과 더불어 이상 고온현상이 몇 년간 지속되면서 미세먼지, 황사의 피해를 악화시켰고, 고온 건조한 날씨와 봄바람이 산불에도 영향이 컸다.
가뭄을 극복하는 방안에서 물 절약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샤워 시간을 줄이고, 양치용 컵을 사용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물 절약을 한다면 낭비하는 물의 양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개개인들의 수요 조절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더 근본적으로 다양한 취수원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안에서 있어서는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
다양한 취수원 확보 방안 중의 하나는 지역 건의 댐이 있다. 지역 건의 댐이란 지역에서 건의하여 짓는 중·소규모의 댐을 일컫는데 주민의 필요에 따라 건설하는 방식의 댐이다. 지역 건의 댐은 지자체, 주민과 사회단체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서 사회적 갈등해소에도 큰 강점이 있다. 또한, 바닷물을 사람이 사용 가능한 담수로 만드는 해수 담수화 방안도 있다. 이는 비용 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갖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여러 가지 방안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결정이 필요하다.
지난 5월 9일 강릉시는 가뭄을 대비하기 위한 도심 지하수 등을 활용한 보조수원 확보방안을 추진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올해 중으로 남대천 두산보 일원에 가압장을 설치, 하천으로 방류되는 도심 지하수를 홍제정수장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여름에는 가뭄의 피해가 이로써 감소되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