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담배 냄새 없는 길거리를 위한 첫 걸음을 떼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사회는 흡연에 대해 너그러웠다. 기차, 터미널, 버스, 극장, 병원, 회사 등 모든 실내·외에서 흡연이 어색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담배의 해악성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금연운동이 시작됐고,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이 금지되면서 2015년 1월부터 모든 음식점과 술집·PC방 등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되었다. 이런 금연구역의 확대로 실내흡연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개선되지 못한 것이 있는데, 바로 보행 중 흡연이다.
길을 걸으며 담배를 피우면 뒤따르는 사람들 모두에게 연기가 전해질 뿐 아니라, 쉽게 피할 수도 없는 탓에 비흡연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임산부들이 임신 초기부터 출산할 때까지 길거리를 다닐 때마다 흡연자가 뿜는 담배 연기 때문에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닌 사례도 있다.
이런 끝없는 니코틴의 그림자에 강릉시가 제재를 가했다.
강릉시 보건소에서는 지난 9월 1일부터 강릉시 중앙동 신 대학로 일부 구간을 ‘강릉시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에 의한 금연거리로 지정했다. 9월부터 11월까지 금연 지도원을 현장에 직접 배치해 홍보와 계보활동을 하고, 12월부터 구역 내 흡연 시 5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번 금연거리는 시범적으로 약 110m 구간을 운영한다. 실내 공중이용시설 대부분이 법정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실외 흡연까지 제지하는 것은 흡연자를 심리적으로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강릉시의 금연정책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또한 강릉시 보건소는 금연 희망자를 돕기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도 마련해 금연클리닉을 사전예약제로 야간에도 운영하기로 했다. 야간 금연클리닉은 보건소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매주 수요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