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조제약도 없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약사 (A )손해를 보더라고 환자를 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서 일반 해열제를 사용해요라며 코로나19 환자에게 전할 약을 조제하기 위해 일반의약품의 포장지를 뜯었다. 환자가 들고 왔던 처방전에 쓰여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조제약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추가로 구하려고도 해봤지만, 끝내 구하지 못하고 판매용으로 비치되어 있던 일반의약품을 뜯어 같은 성분인 약은 이용하였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통증을 완화시키고 열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코로나19 환자에게 주로 처방한다. 이런 아세트아미노펜 조제약의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일선 약국을 중심으로 처방이 나오더라도 조제가 어렵다라는 얘기가 잇따르고 있다. A 씨는 대체 조제할 약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교품 (약국 간의 약품 거래)도 해봤지만, 이제는 보험 가격의 3배를 준다 해도 구하기 어렵더라라며 병원에서 처방을 하더라도 약국에서 약을 짓지 못해 환자들이 약을 구하러 다녀야 할 수 있다라며 우려했다. 조제약을 구하기 어려워 약국에서는 조제용으로 같은 용량과 성분의 일반의약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충남 천안시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B 씨는 지난해부터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한때 타이레놀 대란이 일어났던 탓에 일반의약품 재고도 충분하지는 않다라며 조제용을 아예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이거라도 뜯어 사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알 당 약 50원인 조제용 약보다 일반약은 원가가 약 4배가량 뛴다. 개별 약들은 부피가 커 유통비가 더 들어가고, 알루미늄 포일 또는 종이 곽에 포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약사들은 손해가 있어도 환자를 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일반 약을 사용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기자 김하영 kimhayoung0820@naver.com>